도심 혼잡·사고 위험 늘었지만 교통체계 반영은 더뎌
일본·유럽 사례로 본 신호 시스템 개선 필요성
국내 배달 대행 시장이 확대되면서 도심 이륜차 통행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이를 반영한 전용 교통신호 체계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사고 예방과 교통 흐름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이륜차 등록대수는 약 260만 대, 이 중 배달 대행업에 종사하는 차량은 25만 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도심 교차로에서 이륜차가 직진·좌회전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대형 차량 사이에서 사각지대 위험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용 신호나 우선 신호 제도는 도입되지 않았다.
한국교통연구원 분석 결과, 이륜차 전용 신호를 운영하면 출발 지연에 따른 교차로 체류 시간이 평균 15% 감소하고, 대형 차량과의 충돌 위험이 최대 3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륜차 전용 신호 부재의 가장 큰 이유는 제도 설계와 비용 문제다. 국내 교통신호 체계는 차량·보행자 2분법 구조에 맞춰 설계돼, 이륜차를 별도로 분리한 운영 사례가 없다. 새로운 신호 주기 추가는 신호기 교체, 도로 표지 설치, 법령 개정이 필요하며, 지자체 예산 부담도 크다.
반면 일본 도쿄와 오사카는 1990년대부터 주요 교차로에 ‘이륜차 우선 출발 신호’를 운영하고 있다. 직진 차량보다 3~5초 먼저 출발하도록 해 혼잡 완화와 안전성을 확보한다. 네덜란드·독일 일부 도시도 자전거·이륜차 혼합 구간에서 별도 신호를 부여해 차량과의 간섭을 줄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이륜차 운전자가 안전하게 신호 대기하려면, 교차로 우측 또는 가장자리 대기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일부 지자체는 비공식적으로 ‘이륜차 대기선’을 노면 표시로 제공하고 있으나, 법적 효력은 없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서울·부산·대구 10개 교차로에서 ‘이륜차 조기 출발 신호’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업 성과에 따라 2030년까지 전국 500개 교차로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배달 대행 산업 성장과 함께 이륜차 교통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용 신호 체계 도입은 단순 편의가 아니라, 교통 혼잡 해소와 사고 예방을 위한 필수 인프라다. 제도 공백이 길어질수록 운전자와 보행자의 위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