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을 보다 보면 늘 순위표 하위권에 머무는 팀들이 있습니다. 우승은커녕 포디엄(3위)조차 힘든데, 이 팀들은 왜 매년 수백억 원을 쓰며 여전히 그리드에 서는 걸까요? 단순히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돈, 마케팅, 역사, 그리고 희망이라는 복잡한 동기가 얽혀 있습니다.
돈: 꼴찌도 수천만 달러 받는다
2024년 F1 총 상금은 약 12억 6,600만 달러. 챔피언 팀 맥라렌은 1억 6,100만 달러를 받았지만, 최하위 자우버조차 6,900만 달러를 챙겼습니다.
이는 F1이 모든 팀에 ‘기본 상금’을 지급하는 구조 덕분입니다. 완주만 해도 최소 수천만 달러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어, 스폰서와 투자자 유치만 병행한다면 팀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예산 상한제, 하위권 팀의 희망
과거에는 제조사 팀들이 무제한으로 예산을 투입해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도요타, BMW, 혼다 같은 제조사가 비용 부담으로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도입된 예산 상한제가 판도를 바꿔 놓았습니다. 상위권의 과도한 지출을 제한하면서 중위권·하위권 팀들이 다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죠. 덕분에 에스턴 마틴, 알핀, 윌리엄스 같은 팀들이 포디엄에 오르는 모습을 팬들이 다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마케팅: F1은 최고의 광고판
하스 팀의 오너 진 하스는 F1을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F1은 내 사업의 광고판이다.”
하스는 자신의 CNC 공작 기계 사업 홍보를 위해 팀을 운영하며, 전 세계 수억 명의 팬들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머니그램, 벌프 오일, 듀라셀 같은 글로벌 스폰서들이 하위권 팀과도 수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는 이유입니다. F1 무대는 다른 스포츠나 모터스포츠로는 대체할 수 없는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입니다.

역사와 유산, 그리고 자존심
윌리엄스는 한때 9번의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7번의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차지했던 ‘근본 팀’입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은 성적 부진으로 고전하며 투자사에 매각되기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윌리엄스가 F1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역사와 정체성”. 팀의 존재 자체가 브랜드이며, 언젠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열망이 팀을 달리게 합니다.
희망: 언젠가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믿음
F1의 역사는 이변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 2009년, 브론 GP는 ‘더블 디퓨저’라는 혁신으로 돌풍을 일으켜 단숨에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 2023년, 에스턴 마틴은 초반 포디엄을 연속으로 차지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 2024년, 맥라렌은 긴 부진을 딛고 마침내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차지했습니다.
하위권 팀들이 오늘도 그리드에 서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언젠가 판이 뒤집힐 수 있다”는 믿음.
꼴찌 팀도 필요한 이유
하위권 팀들이 존재하기에 F1은 더 풍성해집니다. 누군가는 늘 우승을 노리고, 또 누군가는 ‘내일’을 준비하며 그리드를 채웁니다. F1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돈과 꿈, 역사와 희망이 뒤엉킨 거대한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