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의 ‘3초 전쟁’, 피트스톱이 레이스를 바꾸는 이유 – 모터넥스트 모터넥스트 Motor Next | 자동차·오토바이 정보의 모든 것

F1의 ‘3초 전쟁’, 피트스톱이 레이스를 바꾸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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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원(F1) 경기 중 차량이 트랙을 벗어나 정비 구역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단 몇 초에 불과하지만, 이 짧은 시간은 레이스 순위를 뒤바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그것이 바로 피트스톱이다.

F1 중계를 보던 팬들이 가장 긴장하며 지켜보는 순간 중 하나는 바로 피트스톱이다. 레이스카가 트랙을 빠져나와 피트레인으로 진입하면, 20여 명의 정비 크루가 정확히 짜인 동선과 역할에 따라 단 몇 초 만에 타이어를 교체하고 차량을 다시 트랙으로 복귀시킨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정비를 넘어,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고도의 전략이다.

피트스톱은 언제, 왜 필요한가

F1 규정에 따라 모든 레이스카는 최소 한 번의 타이어 교체를 해야 한다. 이는 한 경기에 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타이어 컴파운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 때문이다. 따라서 레이스 도중 피트스톱은 필수적인 요소다.

피트스톱에서는 주로 타이어 교체가 이뤄지지만, 외장 부품의 경미한 교체나 차량 내부 문제 해결 등도 가능하다. 단, 엔진 교체와 같은 중대한 정비는 금지된다. 무엇보다도 피트스톱의 핵심은 시간 절약과 안전 확보, 그리고 전략적 순위 조정이다.

피트레인과 제한 속도… 규정 속의 정밀함

피트스톱은 단순한 ‘들렀다 가는 구간’이 아니다. 드라이버는 피트레인 입구에서 60~80km/h의 제한 속도를 지켜야 하며, 피트레인 리미터(PL) 버튼을 눌러 자동으로 속도를 조정한다. 진입 시 속도 초과가 감지되면 경고는 물론 드라이브스루, 스톱앤고 등의 강력한 페널티가 부과된다.

복귀 시에도 뒤따라오는 차량과의 거리, 안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위험한 시점에 출발할 경우 ‘언세이프 릴리즈(Unsafe Release)’ 판정을 받아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

피트 크루 20명의 분업… 1.82초의 협업

하나의 차량 피트스톱에는 보통 18~22명의 피트 크루가 동원된다. 차량을 앞뒤에서 들어올리는 잭맨, 무게중심을 잡는 스태빌라이저, 프론트윙 교체를 담당하는 윙맨, 그리고 각 타이어에 배치된 휠건 담당자와 타이어 오프·온 요원이 정해진 순서에 따라 움직인다.

과거에는 롤리팝처럼 생긴 ‘막대 사인’을 들고 출발 신호를 주던 롤리팝맨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디지털 신호등 시스템이 도입되어 전자적으로 출발 여부를 판단한다.

15,000rpm의 휠건… 초고속 장비의 위력

타이어 교체에 사용되는 휠건(Wheel Gun) 은 이탈리아의 전문 업체 파울리(Paoli)에서 제작하며, 기본 무게는 약 3.9kg, 가격은 개당 2만 달러(약 2,600만 원)를 웃돈다. 최대 회전수는 15,000rpm, 토크는 4,300Nm에 달해, 0.5초 이내에 휠 너트를 탈착할 수 있다.

각 휠건에는 작업 완료 신호를 보내는 버튼이 내장되어 있으며, 4개의 휠건에서 모두 완료 신호가 들어오면 출발 신호등이 점등된다. 이 시스템은 작업 실수 방지와 시간 단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팀워크의 정점, 훈련과 전략이 만든 예술

피트스톱은 훈련의 산물이다. 예를 들어 메르세데스 팀은 그랑프리 주간에만 50회 이상 피트스톱 훈련을 반복한다. 페라리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1,000번 이상의 반복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단 1초의 차이가 레이스 승패를 결정짓는 F1 특유의 환경을 반영한다.

피트 크루의 연봉도 주목할 만하다. 팀의 정비 전략을 총괄하는 크루치프(Crew Chief) 는 연간 100만 달러(약 13억 원) 에 달하는 급여를 받고, 일반 크루들도 업무에 따라 평균 15만 달러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의 핵심, 언더컷과 더블스택

피트스톱은 단지 ‘빠르게 교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타이밍과 전략이 핵심이다.

  • 언더컷(Undercut): 경쟁자보다 먼저 피트스톱을 하여 새 타이어의 빠른 랩타임으로 앞지르는 전략
  • 오버컷(Overcut): 경쟁자보다 늦게 피트스톱을 해, 노후 타이어 상태에서도 좋은 랩타임을 유지해 추월하는 전략

또한 한 팀의 두 차량이 연속으로 피트스톱을 진행하는 ‘더블스택(Double Stack)’은 정밀한 타이밍과 기계적 신속성이 요구되는 고난도 작전이다. 2019년 중국 그랑프리에서 메르세데스는 완벽에 가까운 더블스택을 선보이며 팬들의 환호를 받은 바 있다.

기록과 사고… 피트스톱은 드라마다

  • F1 역사상 가장 빠른 피트스톱 기록은 2019년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레드불 레이싱이 막스 페르스타펜과 함께 기록한 1.82초다.
  • 반대로 가장 느렸던 피트스톱은 2021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메르세데스의 발테리 보타스가 겪은 42시간 15분의 정비 지연이다. 휠 너트 파손으로 타이어를 분리하지 못한 이 사고는 피트스톱 역사상 최악의 실수로 남아 있다.

3초 안에 모든 걸 건다

F1 피트스톱은 단순한 타이어 교체가 아니다. 그것은 정밀한 기술, 훈련된 팀워크, 전략적 판단이 융합된 한 편의 예술이다. 단 3초의 정비가 우승과 패배, 리타이어와 챔피언을 가를 수 있는 F1에서 피트스톱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레이스의 운명을 바꾸는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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